9 밥 아카데미 2015-12-29 571
성경배경이야기 8. 유월절 포도주이야기


유월절 만찬을 명령하는 성경의 내용들에서는 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시라는 말씀은 없다. 하지만 유대 최고 종교결정기관인 베이트 딘 가돌(בית דין גדול)에서 ‘이제는 우리가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이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자유인들만 마시며 즐길 수 있었던 포도주를 유월절 만찬석에서 마시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포도주는 역시 그에 합당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1. 고대시대 포도주의 의미 = 기쁨

고대시대 포도주는 기쁨의 상징이었다. 그 이유는 중동지역의 8-9월은 웅덩이(Cistern)에 저장해 두었던 물도 다 바닥나고 기온은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시기로써 더위와 물 부족으로 고통이 배가 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갈증과 더위를 꾹 꾹 참고 견딜 수 있었던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이 시기가 포도를 수확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포도를 수확하면 포도를 밟아 짜고 그 즙을 실컷 마실 수 있었기 때문에 포도를 수확하는 때에는 저절로 기쁨과 흥분을 주체할 수 없어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랍비들의 해석에 의하면 시편에서 깃딧에 맞춘 노래가 바로 포도를 수확하던 때 부르던 노래들로써 두 번째 음절에 액센트가 있어서 마치 우리나라의 농가(農歌)처럼 일을 하면서 박자 맞추기가 수월 했다고 한다. 이렇게 밟아 짠 포도즙이 나오면 그동안 갈증에 시달렸던 모든 사람들이 환호를 하며 한잔씩 마시게 되고 드디어 길고 긴 갈증을 끝내고 모든 고난과 고통을 잊어버린다는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기쁨의 표현이 되었다.


2. 기쁨의 행사에는 반드시 포도주가 등장

그래서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절기나 행사가운데 기쁨이 표현되어야 하는 행사에는 반드시 포도주를 식탁에 올려놓아야만 했다. 그 의미는 이 행사가 기쁨이 있는 행사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 행사들로는 할례식, 결혼식, 안식일이 시작될 때 등등이었는데 안식일에는 한 잔의 포도주를 빵과 촛불과 더불어 올려놓아서 안식일이 다가오는 것이 기쁨이라는 것을 표현했으며 식결혼식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두 잔의 포도주를 함께 마심으로 기쁨을 표현했으며 할례식에서는 한 방울의 포도주를 할례받는 아기의 입에 떨어뜨림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 기쁨을 표현했다.


3. 유월절 만찬에서의 포도주 4잔

더불어 유월절 만찬에서도 애굽에서 해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넉잔의 포도주를 마시게 되어 있었다. 유월절 만찬은 근본적으로 출애굽의 기쁨을 표현하며 기억할 수 있도록 전체의 순서가 구성되어 있다. 이때 4 잔의 포도주를 마시는데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기억할 수 있도록 출애굽기 6장 6-7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4개의 구절로 다음과 같이 낭송하며 전체 만찬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골고루 나눠서 마신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기를 나는 여호와라 내가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내며 그들의 노역에서 너희를 건지며 편 팔과 여러 큰 심판들로써 너희를 속량하여 너희를 내 백성으로 삼고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리니 나는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낸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지라 [출 6:6-7]

1. 내가 너희를 빼어 내리라.

2. 내가 너희를 건져 내리라.

3. 내가 너희를 구속하리라.

4. 너희로 내 백성을 삼으리라.


4. 포도주와 예수

예수께서는 유월절 만찬석상에서 제자들에게 이 포도주를 나눠 주시면서 ‘내 피’라고 말씀 하셨고 이것을 기억(기념)하라고 말씀 하셨다.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마 26:28]

저녁 먹은 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여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눅 22:20]

예수께서는 유월절 4잔의 포도주와 자신의 피를 의미적으로 연결시켜 말씀 하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의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 만찬상에서 마시는 4 잔의 포도주가 애굽에서부터 해방 된 자유와 기쁨의 표현 이었다면 예수의 피는 우리를 죄에서부터 해방하신 자유와 기쁨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공동체는 성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실 때 마다 예수로 말미암아 누리게된 죄에서 해방과 자유의 기쁨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