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밥 아카데미 2015-12-29 757
성경배경이야기 7. 무교병이야기


히브리어로 무교병은 ‘마짜(מצה)’라고 부른다. 그래서 무교병을 먹는 7일간의 절기를 무교절 즉 하그 하 마쫏트(חג המצות)라고 한다. 이 기간 동안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교병을 먹으며 여러 가지를 기억해야 했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무교병이라고 말씀 하셨고 받아먹고 또 기념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무교병과 무교절의 의미를 이해시키는 것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의미를 이해시키기 위한 아주 중요한 과정이 된다.

 

1. 무교병을 먹는 세 가지 의미

1) 고난의 시대를 기억함

성경적인 관점에서 애굽(이집트)은 억압과 구속과 노예의 신분을 나타냈다. 그래서 빵을 만들어 먹을 때도 여유롭게 발효시켜서 먹을 수 없었고 빨리 먹고 빨리 나가서 다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발효되지 않은 무교병을 먹었다. 이런 이유로 신명기 16장 3절에서는 애굽에서 먹는 발효되지 못한 무교병을 고난의 빵이라고 표현 한다.

유교병을 그것과 함께 먹지 말고 이레 동안은 무교병 곧 고난의 떡을 그것과 함께 먹으라 이는 네가 애굽 땅에서 급히 나왔음이니 이같이 행하여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할 것이니라 [신 16:3]

같은 관점에서 신명기 17장에서 이스라엘의 ‘왕 된 자가 해야 할 일’들 가운데 하나는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말 것이며...’라고 한다. 또한 바울의 사도행전 7장 34절에 의하면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도 애굽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통을 받는 곳으로 묘사되었고 궁극적으로 그것은 세상을 의미하는 도구가 되었다.

2) 신속하게 자유 얻었음을 기억함

성경의 또 다른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무교병을 먹는 의미는 애굽(이집트)에서부터 빠져 나와야 했었던 상황을 언급한다. 즉 누룩(חמץ-하메츠)이 들어가지 않은 빵 무교병(מצה-마짜)이 신속하게 준비되어 빨리 먹을 수 있어서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반면, 누룩은 ‘게으름’을 의미했었다. 출애굽을 하는 시간에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재빠르게 나와야 했었던 이유로 인해 누룩 없는 빵을 먹었던 것을 기억하는 것이 바로 무교병의 절기였다고 한다.

3) 제사장적 위치를 기억함

랍비들의 해석에 의하면 무교병인 마짜(מצה)라는 단어는 율법을 의미하는 단어인 미쯔바(מצווה)와 같은 자음을 사용하므로 무교병을 먹는 그 자체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는 백성이라는 표시와 같다고 해석 한다. 이 의미를 좀 더 확장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교병을 먹는 7일의 기간 동안 자신들이 스스로를 이 세상 가운데서 하나님의 제사장으로서 거룩한 삶을 살고 그것을 통해 세상 많은 나라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제사장적 삶을 살도록 요구받는 기간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성전에서 제사장들만 먹을 수 있었던 진설병도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무교병이었으며 심지어는 그 형태까지도 무교절의 무교병과 같았기 때문이라고 랍비들은 해석하고 있다.


2. 무교병을 먹는 자세

1) 무교병의 형태

오늘날 이스라엘에서 유월절이면 먹는 ‘맛짜’는 마치 얇게 구운 ‘비스킷’처럼 생겼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부활절이 되면 그 ‘맛짜’를 무교병이라고 수입해서 판다. 하지만 성경 시대 무교절에 먹던 무교병은 오늘날 ‘맛짜’와 같이 얇은 모습이 아니었다고 한다. 랍비문헌에 의하면 성전시대의 무교병은 그 두께가 1 트파흐(טפח)였다고 한다. ‘트파흐(טפח)’란 손바닥 넓이를 가리키는 성전시대 물건을 재는 단위로 약 10cm정도의 넓이다. 즉 그만큼 두껍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구운 무교병은 식어지면 딱딱하게 굳어서 다시 먹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7일 동안 매일 새롭게 무교병을 구워야 했다고 한다. 랍비문헌에서는 이렇게 무교병을 두껍게 구운 이유를 무교병을 먹는 7일 동안 무교병의 의미들을 매일 매일 새롭게 되새길 수 있어야 했기 때문 이라고 한다.(HaShulchan Aruch, 459장)

2) 무교병과 예수

예수께서 유월절 만찬 가운데 제자들에게 무교병을 나누어 주시면서 당신의 몸을 무교병(내 몸)이라고 언급하시고 받아먹으라고 하셨으며 또 기념(기억)하라고 말씀 하시는 의미는 예수로 말미암아 고통스러운 죄에서부터 신속하게 구원 받아 자유를 얻게 된 사실을 매일매일 새롭게 다시 기억하고 또 다시 기억하라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의 몸에 참예한 예수공동체다. 예수로 말미암아 죄에서부터 자유를 얻었음을 무교병을 먹음으로 기억해야 한다.

또 떡을 가져 감사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눅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