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밥 아카데미 2015-12-29 573
성경배경이야기 15. 하나님의 것 사상

‘하나님의 것’ 사상

오늘날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진통 가운데 하나가 십일조 문제다. 즉, ‘십일조는 구약시대의 산물인데 지금 이시대에도 십일조를 내야하나?’ ‘목사로서 성도들에게 십일조를 강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문제가 한국 교회를 힘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성경에서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것‘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들에는 십일조와 더불어 ‘사람과 짐승과 모든 곡식과 과일의 첫 것 또는 첫 열매’까지도 포함된다. 그래서 오늘날 성도들이나 목회자들이 십일조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하나님의 것’이라는 사상이다. 이 사상에 근거하여 심지어 말라기에서는 십일조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회에서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개념에 대한 고대 성경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정리해보고 십일조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1. ‘하나님의 것’이란

고대 성경시대의 히브리사람들이 갖고 있었던 ‘하나님의 것’이란 사상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은 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공동체적 삶을 살던 성경시대의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규범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옷을 만들어 입어야 하는데 이웃집에 묶여있는 양의 털빛이 너무 좋아 보여 가위를 들고 울타리를 넘어 그 양털을 잘라다가 내 옷을 해 입었다면 그것은 도둑질이 된다. 또 다른 예로써 두 사람이 함께 일하고 적당하게 이익을 나누기로 했는데 나누지 않고 한 사람이 모두 차지해버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 몫을 나눠주지 않는 것도 도둑질이 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몫은 자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 것처럼 써버렸고 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시대 사람들은 ‘하나님의 것’을 이렇게 규명했다. 자신이 일을 해서 얻게 된 소득 안에는 내 것과 더불어 하나님의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소득에서 하나님의 것을 반드시 구분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 내 소득가운데 ‘하나님의 것’이?

그렇다면 내가 땀 흘려 벌어들인 소득 안에 어떻게 내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 들어 있다는 말일까? 그 사상은 공동체로 함께 일해 얻은 소득을 균등하게 나눴던 삶과 직결되어 있었다. 또한 이 세상을 하나님께서 다스리시고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는 사상에 근거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소득을 발생시킬 때는 그 안에는 사람이 할 수 없었고 하나님이 하신 역할이 있다는 사상에 근거한다.

그 한 예로 고대 농사를 짓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땅을 갈고 씨를 뿌리는 행위와 그 곡식을 추수하는 행위는 본인이 한다. 하지만 그 곡식이 자라는 과정 동안 모든 햇빛과 태양과 적당한 때에 내리는 비는 본인이 하지 못하고 하나님께서만 하실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내가 얻은 수확물들 중에는 분명히 하나님의 역할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것은 하나님의 것으로 구분해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소득을 발생시키기 위해 본인도 일했지만 그 소득 안에는 하나님께서도 역할을 하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도 어떤 사람이 삶을 위하여 소득을 얻기 위해 직장에 나간다고 한다면 그가 직장에 나가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자기의 능력이지만 그를 건강하게 하셨고 또 직장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과 조건과 지혜와 시간은 하나님께서 주셨다. 우리가 흔히 겪는 일이지만 감기만 심하게 걸려도 직장에 나가지 못한다. 아니 가정에 급한 일만 생겨도 직장에 나가지 못한다. 결국 성도들이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환경들과 조건들을 무리 없게 인도하시는 덕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십일조, 즉 하나님의 것을 드리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유대인들은 십일조를 표현할 때 ‘내 것을 드린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의 것을 구분해서 드린다.’고 표현한다. 유대인을 본받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앙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갖자는 것이다.

    

 

3. 십일조를 드림은 신앙의 고백

신약성경에서 십일조가 자세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존재하시는 한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다. 그것은 명백하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의 언약이 취소되었다는 말씀이 성경에 없었다면 그 약속을 영원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십일조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명령이 취소되기 전까지는 지켜져야 할 영원하신 명령이다. 결국 십일조를 드리는 사람이란 오늘날 이 시대를 살면서도 이 세상을 다스리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사람이며 자신이 그 주권 아래서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우리는 목사다.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에 대하여 명확하게 성도들을 가르쳐야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그러므로 십일조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가르쳐야 하고 십일조를 통해 성도들이 신앙고백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 목사들이 해야 할 사역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