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밥 아카데미 2015-12-29 797
성경배경이야기 1. 반세겔 이야기

1. 반 세겔이란?

‘반 세겔’이란 히브리어로 ‘쉐켈 하 코데쉬(שקל הקודש)’ 즉 ‘거룩한 세겔’이라고 불리며 출애굽기 30장 13-16절에 근거하여 여자와 미성년자들을 제외한 이스라엘의 20세 이상 모든 성인 남자들에게 부과되던 ‘성전세’ 였는데 그 대상에는 노예나 자유를 얻은 종들까지도 포함된다. 반 세겔은 성경의 도량형으로 20게라(1게라= 0.568g)였는데, 오늘날의 도량형으로 따진다면 은 11.36g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시 1데나리온(Denarius)이 은 3.9g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약 4 데나리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써 백성들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구제(צדקה-쯔다카)로 먹고 사는 거지라 하더라도 20세 이상 된 남자라면 자신의 옷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내야만 했고 내더라도 나눠서 내면 안 되고 한 번에 내야만 했다.

반 세겔의 용도는 일반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공동 제사를 위한 제물을 구입하는 데 사용 되거나, 가난해서 제물을 가지고 성전에 오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물을 사거나, 기타 성전에 필요한 목재, 기름, 포도주, 제사장 의복을 위한 옷감을 구입하고 성전 기구들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사용되었다.

“무릇 계수 중에 드는 자마다 성소의 세겔로 반 세겔을 낼지니 한 세겔은 이십 게라라 그 반 세겔을 여호와께 드릴 지며 계수 중에 드는 모든 자 곧 스무 살 이상 된 자가 여호와께 드리되 너희의 생명을 대속하기 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 부자라고 반 세겔에서 더 내지 말고 가난한 자라고 덜 내지 말지며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서 속전을 취하여 회막 봉사에 쓰라 이것이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기념이 되어서 너희의 생명을 대속하리라”

 

2. 반 세겔을 징수하는 방법

반 세겔 징수 기관인 예루살렘 성전은 히브리력으로 맨 마지막 달인 아다르(אדר)월 첫째 날부터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반 세겔’을 공지한다. 그 이유는, 아다르월이 지나고 나면 바로 니산월이 되고, 니산(ניסן)월 14일째 날은 유월절로써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올라가기 때문에 성전세를 징수하는 입장에서는 미리 반세겔을 준비하라고 공지하는 것이 공무(公務)를 위하여 유리했고 또 한꺼번에 반세겔을 걷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었다.

반세겔을 징수하는 좀 더 자세한 방법은 아다르(אדר)월 15번째 날, 즉 부림절부터 각 동네에 반 세겔을 거둘 수 있는 상자(Pushket)를 마련했다. 그리고 부림절(פורים) 열흘 후, 즉 아다르(אדר)월 24번째 날에는 이 반 세겔을 위한 상자를 성전 마당에도 마련했다. 왜냐하면 유월절을 지키기위해 올라오는 순례자들은 빠르면 니산월 첫째날부터 올라오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성전 마당이란 성전 본 건물의 마당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흔히 이방인의 뜰이라고 불렸던 곳으로써 솔로몬의 행각이라고 불리는 곳에 돈을 바꾸는 자들의 상을 마련했고 또 비둘기파는 자들의 장소를 마련했다. 복음서에서도 등장하는 것처럼 환전상들이 필요했던 이유는 예수시대의 예루살렘 성전이 반 세겔을 징수할 때는 유대동전으로 받기 보다는 환전의 차익을 노리고 두로세겔(Tyrian shekel)로 징수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때 환전상들은 환전의 대가로 반 세겔의 1/24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았는데 그것을 ‘콜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은 반 세겔을 반드시 거둬들이기 위해서 강제 집행관을 임명했다. 이렇게 임명된 집행관의 권력은 아주 막강해서 반 세겔을 내지 않는 사람들을 잡아서 매로 때릴 수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그 사람의 재산을 몰수할 수도 있었다.

 

3. 예수와 반 세겔

마태복음 17장 24절에서는 가버나움에서 ‘반 세겔’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러므로 이 시기는 부림절 바로 이후며 유월절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 것을 짐작할 수 있으며 제자들에게 다가와 반 세겔 낼 것에 대해 종용하는 자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임명된 집행관들일 가능성이 높다.

“가버나움에 이르니 반 세겔 받는 자들이 베드로에게 나아와 이르되 너의 선생은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

또한 마태복음 21:12절에서는 예수께서 유월절기간에 성전에 들어가셔서 돈 바꾸는 자들의 상을 엎으시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반 세겔을 거두는 시기가 유월절의 시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두로세겔을 성전세로 환전해주고 콜본이라는 환전의 댓가를 받는 환전상들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