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밥 아카데미 2015-12-29 576
성경배경이야기 9. 오순절이야기

사람이 떡(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과연 신앙이 먼저일까 아니면 먹고사는 문제가 먼저일까?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신앙과 삶 사이에서 명확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생각해 본다면 당연히 신앙이 먼저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성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조차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주 머뭇거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절기와도 무관하지 않고 신앙과도 무관하지 않은 오순절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1. 오순절 두 개의 빵

지금 이스라엘은 한창 곡식 추수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다. 성경시대로 말하자면 칠칠절의 시기가 된다. 그리고 히브리력으로 시반월 여섯 번째 날(2013년 양력으로는 5월 14일)이면 오순절이 된다. 오순절이란 농사적으로 모든 곡식 추수가 마쳐지는 시점이고 절기적으로는 개인의 첫 열매를 성전으로 가져오던 칠칠절이 마쳐지는 시점이다. 그래서 성경시대의 오순절 행사는 농사적인 성격과 절기적인 성격이 함께 어우러져서 성전에서 대표성을 갖고 이스라엘 전체에서 곡식추수가 마쳐진 것에 감사드리며 밀로 된 빵 두 개를 만들어 예식을 진행했다. 이 두 개의 빵은 각각 십분의 일 에바의 가루로써 따로따로 반죽되어졌고 또 따로따로 구워졌다. 반죽은 느긋하게 진행했다. 왜냐하면 모든 추수를 마쳤다는 표현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어 누룩이 생기기도 하는데 오순절의 두 개의 빵은 번제단에 드려지는 용도가 아니라 요제로 흔들어 하나님께 감사를 표하고 제사장들이 나눠먹으면 되는 용도였기 때문에 누룩이 생긴다 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성경시대 사람들에게 오순절은 두 개의 빵과 연결되어 있는 절기로 인식되었다.


안식일 이튿날 곧 너희가 요제로 곡식단을 가져온 날부터 세어서 일곱 안식일의 수효를 채우고 일곱 안식일 이튿날까지 합하여 오십 일을 계수하여 새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되 너희의 처소에서 십분의 이 에바로 만든 떡 두 개를 가져다가 흔들지니 이는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어서 구운 것이요 이는 첫 요제로 여호와께 드리는 것이며

[민 23:15-17]

    

 

2. 오순절 두 개의 돌비

한편 이 오순절은 유대 전승에 의하면 모세가 시내산에서 두 개의 돌비를 받은 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십 주 사십 야를 지난 후에 여호와께서 내게 돌판 곧 언약의 두 돌판을 주시고 [신9:11]


그래서 성경시대 사람들은 오순절의 두 개의 빵과 모세의 두 개의 돌비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뿐 아니라 오순절의 두 개의 빵은 두 개의 돌비를 상징한다고 까지 이해하고 있었다. 이런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미쉬나 아봇(Avoth)에서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토라가 없으면 밀가루도 없다.’(Avoth 3:17)


다른 말로 하자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토라를 준행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삶을 살게 되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양식(빵)을 주신다는 의미이며 만약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도 그들에게 양식을 공급해 주지 않으신다는 신앙의 표현이 되었다. 이런 사상은 신명기 8장 3절을 해석하는데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신 8:3] 

 

그래서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의미는 성경시대에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가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은 반드시 숙지해야만 하는 절대적인 법칙이었다. 


 

3.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 -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이런 신앙의 법칙은 구약시대의 산물로만 남아있을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약시대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칙으로 적용되어야 했다. 우리는 마태복음에서 사탄이 예수를 시험할 때 예수께서 이 오순절 사상을 다시 일깨우시는 장면을 발견 할 수 있다. 분명 사탄의 도전은 ‘빵을 먼저 해결하라’는 것이었겠지만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신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마 4:4]

 

신앙에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어찌 보면 빵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경은 사고방식의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다. 그것은 빵이 먼저가 아니라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말씀이 먼저라는 것이다.